2024년과 2025년은 대학 등록금 문제를 둘러싼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진 시기였습니다.
교육부의 정책 방향부터 대학들의 반응, 그리고 학생과 학부모의 체감까지 여러 면에서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특히 2025년에 들어서면서 등록금 자체뿐 아니라 대학생활 전반의 비용이 크게 달라지면서,
이전보다 훨씬 현실적인 고민이 늘어난 것도 사실입니다.
저는 조카의 진학을 도와주면서 그동안 단순히 '등록금만 있으면 되지'라고 생각했던 시절이 얼마나 단편적이었는지를
새삼 느꼈습니다. 등록금은 이제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하나의 전략적 판단 기준이자 진학과 진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등록금 동결 기조에서 변화로 넘어간 2년
2024년은 등록금이 거의 움직이지 않은 해였습니다. 정부는 등록금 상한제를 통해 대부분의 대학이 학비를 동결하도록
유도했고, 대학들도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등록금 인상을 자제했습니다.
당시엔 '등록금이 안 오르는 게 당연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고, 실제로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안도감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면을 들여다보면 대학 운영자들의 속사정은 달랐습니다. 교육 인프라 개선, 교수진 확보, 각종 연구비 등 필수
지출은 계속 늘어나고 있었고, 재정적 압박은 누적되고 있었죠. 한 지인이 일하는 대학에서는 유지보수 예산을 줄이기
위해 교내 시설 점검 주기를 늘렸다고 하더군요. 눈에 보이지 않는 절약이 대학 곳곳에서 이뤄졌던 시기였던 셈입니다.
2025년, 등록금 인상이 다시 허용되다
2025년에 접어들면서 등록금 정책은 유연한 방향으로 전환됐습니다. 교육부는 일정 기준을 충족한 대학에 대해 자율적으로 등록금 조정을 허용했고, 이를 반영해 여러 대학이 수년 만에 등록금 인상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사립대학을 중심으로 평균 2~3% 수준의 인상이 있었고, 일부 대형 사립대는 4%에 가까운 인상을 적용했습니다.
등록금 인상의 명분으로는 AI 기반 교육 콘텐츠 도입, 디지털 시스템 전환, 실습 기자재 교체 등이 제시되었습니다.
반면 국립대학은 여전히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했지만, 운영비 증가를 이유로 일부 소폭 인상을 감행한 대학도 있었습니다. 달라진 점은 등록금 책정 과정에 학생 대표의 참여가 제도화되었다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대학 행정실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발표하는 구조였다면, 이제는 학생 의견이 어느 정도 반영되는 시스템이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변화로 볼 수 있습니다.
지역·전공별 격차가 만든 체감 비용의 간극
등록금 인상률이 동일하더라도 체감 부담은 천차만별입니다. 학교가 위치한 지역, 전공 분야, 교통 및 주거 환경에 따라
학생이 지출해야 하는 총비용은 크게 달라지니까요.
서울의 경우, 대학가 원룸 평균 월세가 2024년보다 8% 이상 올랐습니다. 기숙사 수용률이 낮은 대학일수록 자취를
선택해야 하는 학생이 많아지고, 이에 따라 기본 생활비가 등록금보다 더 큰 부담이 됩니다. 또 전공에 따라 실습 기자재나 재료비, 필수 프로그램 라이선스 구매 등 부대 비용이 많아지는 학과도 있습니다. 제가 아는 한 학생은 예체능 계열인데,
졸업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개인적으로 지출한 금액이 천만 원에 육박했다고 하더군요. 등록금보다 부대비용이 더 큰 현실, 학생들의 부담은 단순히 ‘인상률 몇 퍼센트’로는 설명되지 않습니다.
학생들의 선택과 그에 따르는 타협
등록금이 조금 오르는 것처럼 보여도, 그것이 학생 개개인의 선택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됩니다. 등록금과 생활비 부담이 커지면서 일부 학생들은 전공을 바꾸거나 수도권 대학 대신 지방 대학을 선택하기도 하고, 취업이 빠른 2~3년제 전문대를 고려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조카는 수도권 사립대 대신 지방 국립대를 택했는데, 등록금은 물론 주거비까지 포함해 연간 부담이 거의 400만 원 가까이 줄었습니다. 하지만 가족들은 처음엔 ‘학교 이름’ 때문에 고민도 많았죠. 그러나 현실적인 비용 계산을 해보니, 장기적으로는 더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요즘은 이런 선택을 하는 학생과 부모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걸 여러 사례를 통해 실감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브랜드’보다 ‘현실’을 우선 고려하는 시대입니다.
제도적 지원과 정보 접근의 공백
등록금 인상과 맞물려 꼭 함께 다뤄져야 하는 건 ‘지원 시스템’입니다. 국가장학금, 교내장학금, 교외 재단 장학금 등 다양한 제도가 있지만, 실제로 수혜를 받는 학생은 제한적입니다. 또 제도는 있어도 ‘어디에 어떻게 신청해야 하는지’를 모르는 학생이 많습니다. 제가 조카에게 교통비 환급 제도를 알려준 것도 SNS에서 우연히 본 글 덕분이었죠. 정부나 대학이 아무리 좋은 정책을 만든다 해도, 그 정보가 당사자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지원 제도를 홍보할 때는 단순히 홈페이지에 올리는 것으로 끝나선 안 되고,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강의 시간 공지, 문자 발송 등 학생들이 자주 접하는 채널을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 정보 격차는 곧 기회 격차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더 나아가, 대학 차원에서도 장학금 배정 구조를 ‘누가 받는가’보다는 ‘누구에게 꼭 필요한가’를 기준으로 바꿔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등록금 인상보다 더 민감하게 체감되는 건, 그 인상분을 감당할 수 있느냐는 현실적인 문제니 까요.
등록금이 사회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
등록금이 오르면 단지 개인의 교육비 부담만 커지는 것이 아닙니다. 청년층의 사회 진입 시기를 늦추고, 결혼·출산·주거 등 생애 전반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특히 대출을 이용해 대학을 다니는 학생들의 경우, 졸업과 동시에 빚을 안고 사회생활을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자립에 대한 불안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사회 전체적으로 보면 청년 세대의 경제 활동이 위축되고, 소비 여력이 줄어들며 장기적으로는 국가 경제에도 부담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등록금 문제는 교육계만의 사안이 아니라, 고용과 복지, 인구 정책과도 연결된 종합 이슈로 다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기적 지원보다 장기적 구조 개선이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등록금은 단지 비용이 아니라 기회의 총합
결국 등록금 문제는 단지 ‘얼마 올랐다’는 수치가 아니라, 어떤 조건에서 어떤 기회를 포기하거나 선택하게 만드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대학 진학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인생의 방향을 바꾸는 큰 전환점입니다. 그렇기에 등록금과 그에 따른 전반적인 비용 구조는 매우 현실적인 판단 기준이 됩니다. 수험생과 학부모는 이제 학교 이름만 보지 말고, 총 소요 비용, 장학 수혜 가능성, 지역 물가, 주거 상황 등 다양한 요소를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저 역시 조카와 대학을 함께 알아보며 ‘교육’은 결국 ‘투자’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습니다. 단기적인 학비보다도, 그 안에서 어떤 경험을 하고 어떤 가치를 얻을 수 있는지까지 봐야 한다는 것이죠. 그런 점에서 2024년과 2025년의 등록금 변화는 단지 금액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을 바라보는 시각의 전환점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인식의 변화가 우리 사회 전체에 좀 더 폭넓게 퍼져 나간다면, 등록금이라는 주제는 더 이상 무겁고 두려운 주제가 아니라, 합리적으로 다룰 수 있는 문제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